고사성어
[ 서리지탄 - 黍離之嘆 ]
우암
2023. 11. 9. 05:01
( 기장 기 / 떠날 리 / 갈 지 / 탄식할 탄 )
무성한 기장에 대한 탄식.
나라가 망하고 옛 도성의 궁궐터가 기장밭으로 변해 버린 것을 한탄하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세상의 영고성쇠( 榮枯盛衰 )가 무상한 것에 대해 탄식하는 것을 말한다.
<유사어> 서리지비 (黍離之悲)
"서리'란 말은 <시경> 왕풍(王風)에 나오는 시의 제목이다. 이 시(詩)는 3장으로 되어 있는데, 그 첫 장만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저 기장의 무성함이여
저 피(稷)의 싹이여
가는 걸음의 더딤이여
속마음이 어지럽도다.
나를 아는 사람은
나를 일러 마음이 아프다 하는데
나를 모르는 사람은
나를 일러 무엇을 찾는가 한다.
아득한 푸른 하늘이여
어떤 이가 이렇게 하였는가?
被黍離離 ( 피서이리 )
被稷之苗 ( 피직지묘 )
行邁靡靡 ( 행매미미 )
中心搖搖 ( 중심요요 )
知我者 ( 지아자 )
謂我心憂 (위아심우 )
不之我者 (불지아자 )
謂我何求 ( 위아하구 )
悠悠蒼天 (유유창천 )
此何人栽 (차하인재 )
이 시에 대한 < 모시毛詩 : 시전詩傳 >의 서(序)에 따르면, 이 시는 주(周) 나라 대부가 원래 주나라의 종묘와 궁궐이 서 있던 자리에 기장과 피가 무성하게 자라나 있는 것을 보고, 주나라의 쇠망을 슬퍼하며 차마 그 앞을 그대로 지나치지 못하고 서성거리며 지은 시라고 한다.
여기에 견주어 은(殷)의 폭군 주왕(紂王)의 학정을 간하다 쫓겨나 숨어 살다가, 주(周) 무왕이 은을 멸망시키고 무왕의 부름을 받은 기자가 은나라 옛 도성을 지나게 되었다. 그렇게 번화하던 거리는 흔적마저 없고, 궁궐이 서 있던 자리에도 밭을 만들어 곡식들이 무성하게 자라고 있었다. 기자는 무상한 조국의 흥망에 감개를 이기지 못하여 눈물 대신 맥수지시(麥秀之詩)를 지어 읊었다.
옛 궁궐 자리에는 보리만이 무성해 있고
벼와 기장들도 잎이 기름져 있다.
화려하던 도성이 이 꼴로 변해 버린 것이 그 미친 녀석(紂)이
내 말을 듣지 않았기 때문이다.
麥秀漸漸兮 (맥수점점혜 )
禾黍油油 ( 화서유유 )
彼狡東兮 ( 피교동혜 )
不與我好兮 ( 불여아호혜 )
여기에서 망국지탄을 "맥수지탄(麥秀之嘆)"이라 말하게 되었고, 고국의 멸망을 탄식한 노래를 "맥수가"니 '맥수의 시'니 하고 말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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