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성어

[ 요동지시 - 遼東之豕 ]

우암 2024. 10. 21. 00:02

( 땅이름 요 / 동녘 동 / 갈 지 / 돼지 시 )

"요동지방의 돼지'라는 뜻으로, 견문이 좁고 오만한 탓에 하찮은 공을 득의양양하여 자랑함.

<출 전 > 문선(文選). 주부서(朱浮書) 

   후한의 세조 광무제가 위에 오르고 낙양에 도읍한 뒤의 얼마 되지 않아서(AD 25) 전화(戰火)의 잔재가 사그라지지 않고 각지에서 제위(帝位)를 참칭 하는 자가 할거하고 있을 때다.

   대장군 유주(幽州:봉천 서북지방)의 목(牧:장관)인 주부(朱浮)가 여러 지방에 있는 많은 곡창을 개방해 현사를 모으고 천하를 안정 시키고자 한 일이 있다.

 

   그 때 어양(漁陽:북경 동쪽 천진 이북)의 태수 팽총(彭寵)은  "천하가  아직 안정치 못하니 군량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는 이유로 곡창을 함부로 개방하는 것을 금했다. 그러나 광무제를 도와 공을 세워 교만해질 대로 교만해진 팽총은 은근히 자립해서 난(亂)을 일으키려 하고 있었다. 

주부는 총의 금령에 크게 불만을 품고 금령을 무시하며 도리어 총의 불온한 동정을 낙양에 보고했다. 이를 안 총은 크게 노하여 군사를 일으켜 주부를 치고자 했다.  그러자 주부는 총의 그릇됨을 책하는 편지를 보냈다.

 

   "백통(伯通:팽총의 자), 그대는 태수의 지위에 있으면서 오로지 군량만을 아끼고 있으나, 나는 조적토멸(朝敵討滅)의 대임을 맡고 있으므로 현사를 필요로 하고 있으며 이것은 바로 국가의 대업이다. 내가 그대를 참언(讒言)했다고 의심하거든 그대가 직접 천자께 주상해 보면 될 것이다. 

그대가 경황(耿況:상곡태수)과 함께 천자를 도와 다 같이 국은(國恩)을 입고 있거늘 그대만이 자라을 일삼고 그 공이 천하에 높다고 생각하고 있는가. 그대는 혹시 이런 이야기를 아는가? 옛날 요동지방에서 흰머리의 돼지새끼가 나와 희귀한 돼지니 임금께 바치려고 생각한 사람이 있었는데, 그 돼지를 가지고 강동까지 갔을 때,  그곳의 돼지는 모두 머리가 흰 돼지인지라 크게 부끄러워 그냥 돌아갔다고 한다.

 

만약 그대의 공적을 조당(朝堂)에서 논한다면 그대보다 못지 않은 공을 세운 군신(群臣) 속에서 그대는 그야말로 요동시(遼東豕)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그리고 다시 조정에 반기를 드는 어리석음을 논하며,

    "지금 천하는 몇 리이고 열군(列郡)은 몇 성인가?  어찌 구구한 어양(漁陽)으로써 천자와 척을 질 것인가" 했다.

 

   그러나 교만한 팽총은 스스로 연왕(燕王)이라 칭하며 조정에 반기를 들었다. 그러나 2년 뒤 토벌당하고 말았다.  "요동의 돼지"는 패총처럼 남이 본다면 별로 이상하거나 대단치도 않은 것을 가지고 자랑하는 어리석음을 가리켜 비웃을 때 쓰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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