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성어
[ 운우지락 - 雲雨之樂 ]
우암
2024. 11. 26. 00:04
( 구름 운 / 비 우 / 갈 지 / 즐거울 락 )
남녀가 육체적으로 어울리는 즐거움.
'운우지락'은 글자대로 풀이하면, 구름과 비의 즐거움이란 말이다.
< 출 전 > 문선(文選)

구름과 비의 즐거움이란 도대체 어떤 즐거움일까?
이 말은 <문선>에 수록되어 있는 송옥(宋玉)의 "고당부"서문에 있는 말이다. 송옥은 전국 말기 초나라 대부로 굴원의 제자다. 그는 <초사>에 있는 구변(九辯)과 초혼(招魂)의 작자로, 이 "고당부"의 서문은 초회왕이 운몽에 있는 고당으로 갔을 때 꿈에 무산신녀(神女)와 만나 즐겼다는 옛 이야기를 말한 것이다. 내용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전국시대 초(楚)의 양왕이 송옥을 데리고 운몽(雲夢)에서 놀고 고당관에 간 적이 있었다. 관(館) 위를 쳐다보니 이상한 구름이 끼고 그것이 뭉게뭉게 피어오르는가 했더니 홀연 여러 가지 모양으로 변화한다. 양왕이 송옥에게, "이것은 무슨 구름인가?"하고 묻자, 송옥은 "이것은 조운(朝雲)이라고 합니다"라고 대답한 뒤 이런 이야기를 했다.
옛날 선왕( 先王:회왕 )이 고당에서 노닐 때였다. 향연이 끝나 다소 피로해서 잠시 누워 낮잠을 잤다. 어렴풋이 잠이 들었을 때 비몽사몽간에 요염하게 단장을 한 한 여인이 나타났다.
" 아니, 이건 대체 누구일까!"하고 생각하고 있을 때, 그 여인은 "저는 무산(巫山:사천성 몽주부에 있는 산)에서 사는 여자입니다만, 고당에 와 보니 당신께서도 이곳에 계시다는 말을 듣고 이렇게 찾아 뵈려고 왔습니다. 부디 모시고 잘 수 있게 해 주십시오" 하고 왕의 곁으로 다가왔다. 왕은 꿈속에서나마 잠시 동침을 하며 그 여인을 애무했으나, 얼마 후 이별할 때가 되자 그녀는,
" 저는 무산 남쪽 험준한 곳에 삽니다만, 아침에는 구름이 되어 산에 걸리고 저녁에는 비가 되어 산을 내려와 아침 저녁으로 양대(陽臺) 기슭에 있사옵니다"하고 말을 한 뒤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
이상한 꿈에서 깬 왕이 이튿날 아침 일찍이 무산 쪽으로 바라보니 꿈속의 선녀가 말한 대로 무산에는 아름다운 빛을 받은 아침 구름이 두둥실 떠 있었다. 왕은 그 선녀를 생각하고 사당을 세워 "조운(朝雲)"이라고 이름 지었다.
이 고사에서 남녀의 밀회나 정교를 "무산지몽(巫山之夢)" "운우지락"이라고 하게 되었다. 또 유정지(劉廷之)의 "공자행(公子行)에 "경국경성(傾國傾城)하는 한무제, 구름이 되고 비가 되는 초양왕"이란 구절이 있고, 또 이백이 현종황제의 주석에 초대되어 동석한 양귀비의 아름다움을 찬양한 시에,
한 가지가 무르익게 고와서 이슬엔 향기가 어렸는데,
운남 무산에서 부질없이 창자를 끊노라.
一枝濃艶露凝香 ( 일지농염노응향 )
雲南巫山枉斷腸 ( 운남무산왕단장 )
이란 구가 있다. 다 앞에서 말한 고사를 말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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