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성어
[ 이령지혼 - 利令智昏 ]
우암
2025. 3. 25. 00:01
( 이로울 이 / 하여금 령 / 지혜 지 / 어두울 혼 )
" 이익은 지혜를 어둡게 만든다"라는 뜻으로, 이익에 눈이 멀면 사리분별을 제대로 하지 못하게 됨을 비유하는 말이다.
< 출 전 > 사기. 평원군우경열전

전국시대, 진(秦) 나라는 대장군 백기(白起)에게 대군을 주어 한(韓) 나라를 공격하고, 한나라의 야왕(野王)을 점령하였다. 야왕은 한나라의 상당(上黨)에서 내륙으로 통하는 교통 요지였는데, 야왕이 점령하는 바람에 상당은 고립되고 말았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상당의 지방관인 풍정(馮亭)은 인접한 조(趙) 나라 효성왕(孝成王)의 보호를 받고자 하였다. 풍정은 조(趙) 나라를 끌어들여 진나라를 막고자 사신을 보내 상당을 조나라에 바치겠다고 하였다. 풍정의 의사를 전해 받은 효성왕은 대신들에게 의견을 물었다.
먼저 평양군(平陽君) 조표(趙豹)가 반대하고 나섰다.
" 아무런 연고도 없이 이득을 보면 재앙을 부를 수도 있으니, 받지 않는 게 좋을 듯합니다."
그러나 국상(國相)인 평원군 조승이 이를 이용하여 영토를 넓히자고 주장하자, 효성왕은 평원군의 의견에 따라 풍정을 화양군(華陽君)에 봉했다. 동시에 조나라는 조괄(趙括)을 대장군으로 임명하고 40여만의 대군을 동원하여 상당을 접수하였다.
상당을 조나라에 빼앗겨 버린 진나라는 기원전 260년, 다시 백기(白紀)를 파견하여 조괄이 이끄는 조나라 군대와 일전을 벌였다.
이 전투에서 조괄이 죽자, 조나라 병사 40여만 명은 투항한 후 백기에 의해 모두 생매장 되었다. 이것이 장평전투(長平戰鬪)이다. 결국 상당을 얻게 된다는 눈앞의 이익에만 눈이 어두워진 평원군과 효성왕의 그릇된 판단 때문에 조나라는 거의 멸망할 위기에 처하게 된 것이다.
< 사기 > 평원군열전에서 사마천은 평원군에 대하여 이렇게 평했다.
"혼탁한 세상을 훨훨 나는 새처럼 멋진 공자(公子)였지만, 대체(大體)를 살필 줄 몰랐다. 속담에 이르기를, "이익은 지혜를 어둡게 만든다 (利令智昏)"라고 하였는데, 평원군은 풍정(馮亭)의 간사한 말에 욕심을 내어 40만여 명에 이르는 조나라 군사를 장평(長平)에서 생매장 당하게 하고, 한단이 거의 멸망의 지경에 이르게 만들었다."
또 사마천은 <사기> 백기왕전열전에서 백기를 이렇게 평했다.
"백기는 적의 능력을 잘 파악 했으며 이에 따라 전략을 능란히 바꾸어 무한한 전술로 천하를 진동시켰다."
그러나 동료인 범수와 사이가 틀어져 최후를 맞게 되기까지 과정을 지적하며 왕전과 함께 유능한 군인이지만 인간적 결점이 존재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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