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성어
[ 일규불통 - 一竅不通 ]
우암
2025. 6. 5. 00:05
( 한 일 / 구멍 규 / 아니 불 / 통할 통 )
" 한 구멍도 통하지 않는다"라는 뜻으로, 사람의 생각이나 행동이 꽉 막혀 요령이 없는 것을 비유하는 말이다.
< 출 전 > 여람귀직 ( 呂覽貴直 )

상나라의 주(紂) 임금은 대단히 우매하고 포악한 임금이었다. 그는 총애하는 애첩 달기와 함께 아침부터 저녁까지 술과 음악 속에서 살면서 정사는 돌보지 않고 백성들의 고충도 남의 일 보듯 하였다. 더욱이 그는 달기의 말만 듣고 많은 충신들과 무고한 백성들을 살해하기까지 하였다.
그의 숙부는 비간(比干)은 그가 이렇듯 주색에 빠져 정치를 돌보지 않는 것을 보고 신하와 백성들을 핍박해서 무고한 생명을 죽이지 말고 분발해서 국가와 백성을 위해 유익한 일을 하라고 충고 하였다. 달기는 이 사실을 알고 몹시 화를 내며 비간이 쓸데없이 그녀와 주임금, 두 사람의 사생활을 간섭한다며 주임금에게 말했다.
' 만약 당신 숙부 비간이 정말 충신이라면 한 번 그에게 자기의 가슴을 갈라 간을 꺼내 당신에게 바치라고 해보지 그래요?'
달기의 말을 듣고 마음이 동한 주임금은 비간에게 가슴을 가르라고 명령하자, 비간은 그 자리에서 칼을 뽑아 자기의 가슴을 가르고 죽었다. 이 소식을 들은 기자(箕子)는 짐짓 미치광이 짓을 하였고, 주임금의 이복형인 미자(微子)도 멀리 달아나 자취를 감추었다.
또한 은(殷)나라의 삼공(三公)이라 불리는 서백창(西伯昌). 구후(九侯). 악후(鄂侯) 등 세 사람 가운데, 구후는 딸을 주임금의 방탕한 엽색행각(獵色行脚)에 동조하지 않자 부녀를 죽여 소금에 절이는 끔찍한 형벌을 내렸고, 이를 만류하던 악후 역시 같은 운명에 처해졌다.
뒤늦게 이를 안 서백창이 하(夏)나라 걸(桀) 임금의 고사를 들어 간하자 그도 살해하려 했지만 다른 신하들의 간곡한 청원으로 간신히 목숨만을 부지 할 수 있었다.
뒷날 서백창의 아들 발(發)이 군대를 일으켜 주(紂)임금을 공격하고 나라를 세우니 그가 바로 주(周)나라의 무왕(武王)이다. 그는 주임금과 달기를 처형하고 오랜동안 주임금의 학정에 시달리던 백성들을 구했으며, 아버지 서백창에게 문왕(文王)이라는 시호를 추증하였다.
"여람귀직"에서는 이 일에 대해 ' 주임금은 마음이 통하지 않았기 때문에 편안하게 악행을 저지른 것이다. 만약 그가 한 구멍이라도 열려 있었다면 비간을 그렇게 죽이지는 않았을 것이다. ( 紂心不通 安以爲惡 若忌一竅通 則比干不殺矣 )'라고 지적하고 있다.
후세 사람들은 이 일에서 일규불통의 뜻을 확대하여 다른 사람의 우둔함과 어리석음을 풍자하는데 사용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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