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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귀여부운 - 富貴如浮雲 ]
고사성어
by 우암
2023. 6. 1. 06:04
본문
( 넉넉할 부 / 귀할 귀 / 같을 여 / 뜰 부 / 구름 운 )
부귀는 한갓 덧없는 인생이나 세상과 같다. 부(富)니 귀(貴)니 하는 것은 떠가는 구름이나 다를 바가 없다는 것이 "부귀여부운"이다. 이 말은 원래 공자가 한 말에서 비롯된다.
< 출 전 > 논어. 술이편
<논어> 술이편에 보면 이런 얘기가 나온다.
"나물밥(疏食) 먹고 맹물 마시며 팔 베고 자도 즐거움이 또한 그 속에 있다. 옳지 못한 부나 귀는 내게 있어서 뜬구름과 같다."
소사(疎食)는 거친 밥이란 뜻으로 풀이된다. 거친 밥 중에는 아마 나물에 쌀알 몇 개씩 넣은 것이 가장 거친 밥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소(疎)는 채소라는 소(蔬)로도 통할 수 있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나라 노랫가락 속에도 이런 것이 있다.
나물 먹고 물 마시고 팔 베고 누웠으니
대장부 살림살이 이만하면 족하구나.
아무튼 진리와 학문을 즐기며 가난을 잊고 자연을 사랑하는 초연한 심정이 약간 낭만적으로 표현된 멋있는 구절이라 아니할 수 없다. 다만 주의할 일은 불의(不義)라는 두 글자가 붙어 있다는 점이다.
세상을 건지고 도를 전하려면 역시 비용이 필요하고 권세가 필요하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정당한 방법으로 얻어진 것이 아니면 안 된다. 단순히 부만을 위한 부나, 귀만을 위한 귀는 올바르게 살려는 사람에게는 아무런 의미도 없다. 그야말로 떠가는 구름과 같은 것이다.
불의라는 두 글자 속에는 공자의 세상을 차마 버리지 못하는 구세(救世)의 안타까움이 깃들어 있다.
사실 "부귀여부운"이란 단순한 말 가운데는 세상과는 전연 관련이 없는 은자(隱者)의 심정 같은 것이 풍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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