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 인 / 없을 무 / 멀 원 / 염려할 려 / 반드시 필 / 있을 유 / 가까울 근 / 근심 우 )
사람이 멀리까지 내다보고 깊이 생각하지 않으면 반드시 가까이에 근심이 생긴다.
< 출 전 > 논어. 위령공( 衛靈公 )
<논어> 위령공편에서 공자가 한 말이다.
" 사람이 멀리 내다보지 않으면 반드시 가까운 데서 근심거리가 생긴다."
도가(道家)와 불가(佛家)의 영향을 많이 받았던 소식(蘇軾)은, 장자(莊子)와 장자의 친구이자, 명실(名實), 즉 개념과 실제의 문제를 중시하는 학파인 명가(名家)의 대표적 학자 혜시(惠施)의 다음 대화를 인용하고 있다.
혜시가 장자에게 말했다.
" 자네의 말은 쓸데가 없네"
장자가 말했다.
" 쓸데가 없음을 알아야 비로소 쓸 곳을 이야기 할 수 있네. 무릇 땅은 넓고 크지만 사람들이 쓰는 것은 걸을 때 발을 딛는 부분뿐이네. 그러나 발에 맞춰 재어서 나머지는 황천까지 깎아 버린다면 사람들이 쓸 수가 있겠는가?"
혜시가 말했다.
" 쓸 수가 없지 "
장자가 말했다.
" 그렇다면 쓸모 없는 것이 쓸모가 있음은 또한 분명하네 "
소식은 이 대화에 근거해 이렇게 풀이하고 있다.
" 사람이 걸을 때 발을 딛는 곳 외에는 모두 필요 없는 땅이지만 버릴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생각이 천 리 밖에 있지 않으면, 우환이 안석(安席) 밑에 있다. ( 慮不在千里之外 則患在凡席之下矣 )"
대만의 신유가(新儒家) 서복관(徐復觀. 1903~1982)은 중국철학의 특징 중 하나로 우환의식(憂患意識)을 제시했다. 우환의식은 자신의 개인적 이해, 영욕 등을 초월해 사회 국가, 세계 와 인류가 맞닥뜨릴 수 있는 위기와 곤경에 대해 늘 경각심을 가지고 걱정하고 대비하는 마음을 가리킨다.
조선의 정약용은 " 遠 "은 먼 미래, " 近 "은 이미 닥친 급박함 이라고 풀었다. 대부분 사람들이 눈앞의 이익에 급급해 장차 닥칠 일을 생각하지 않는다. 이런 사람은 한 순간의 영예(榮譽) 밖에는 누릴 것이 없다. 따라서 당장 손해를 보더라도 멀리 크고 넓게 봐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성공했다고 자만하지 말고 실패했다고 좌절할 필요도 없는, 멀리 보면서 차근차근 자신의 미래를 가꿔 나가야 한다는 의미가 있다. 이 말은 또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후 옥중에 갇혀 있을 때 국경과 이념을 초월하여 자신에게 존경과 호의를 베풀어 준 일본인 교도관에게 직접 써준 휘호로도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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