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동파는 선비이면서 도교와 불교에 조예가 깊은 시인 이었다. 특히 자연을 사랑하는 가운데 인생의 허무를 내다보는 그의 시는 말이 지닌 이상의 깊은 뜻과 맑은 향기를 풍기고 있다.
봄밤의 한 시각은 값이 천 금
꽃에는 맑은 향기가 있고, 달에는 그늘이 있다.
노래와 피리의 누대는 소리가 가늘고 또 가늘어
그네 뛰던 안뜰에는 밤이 깊고 또 깊다.
春宵一刻値千金 춘소일각치천금
花有淸香月有陰 화유청향월유음
歌管樓臺聲細細 가관루대성세세
鞦韆園落夜沈沈 추천원락야침침
봄밤은 한 시각이 천금을 주어도 아깝지 않은 즐거운 시간이다. 꽃은 그윽한 향기를 풍기고, 달은 얼굴을 발 사이로 몽롱하게 지켜보고 있다. 누각에서 피리소리와 노랫소리가 멀리 가느다랗게 들려오고, 그네를 뛰며 즐기던 안마당에는 소리 없이 밤만 자꾸 깊어 간다는 내용이다.
시가 유명해지자 "춘소일각치천금"은 마침 얻게 된 즐거운 시간을 아끼는 뜻으로도 쓰이고, 시감을 보람 있게 즐겁게 보내자는 말로도 쓰인다.
주자(朱子)의 "권학문(勸學問)" 이란 시에서 주자는 "아주 짧은 시간이라도 헛되이 보내지 말라 ( 일촌광음불가경 一寸光陰不可輕)"고, 시간을 아껴 유용하게 쓸 것을 호소하고 있다.
시간의 활용과 그 짧음에 대한 회한이 절절이 드러나 있는 "일촌광음불가경"은 동의어로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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