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을 쌓아 놓은 것처럼 아주 위태롭다"라는 뜻으로, 매우 위급한 상태를 비유하는 말이다.
< 출 전 > 설원
"사기.범수열전"에 보면 '진왕의 나라는 위험하기가 달걀을 쌓아 놓은 듯합니다.秦王之國 危如累卵'는 말이 나오고,
"한서. 추앙전"에는 '신은 장군이 위태롭기가 달걀을 쌓은 듯 할까 두렵습니다. 臣恐 長君危如累卵'는 구절이 나오며,
"후한서. 신도강전"에는 '국가가 미약해지고 간사한 모의를 금하지 않으면 육극의 효과는 위태롭기가 달걀을 쌓은 듯합니다. 國家微弱 姦謀不禁 六極之效 危如累卵'는 말이 나온다.
춘추시대 진(晉)나라의 임금 영공은 정사는 돌보지 않고 향락만 추구하는 군주였다. 어느 날 그가 구층단(九層檀)이라는 놀이터를 만들기 위해 큰 공사를 벌이고 수많은 인부들을 징발해서 엄청난 국고를 허비 하였다. 그러면서 아무도 간언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 반대하는 자는 참형에 처하겠다고 선포하였다. 이 때문에 아무도 말을 입 밖에 내지 못하는데 하루는 순식(荀息)이라는 사람이 진영공을 찾아왔다.
진영공은 순식이 간(諫)하러 들어오는 것임을 알아 차리고 활에 살을 메겨 들고 그가 입궐하기를 기다렸다. 그러나 순식은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태연자약(泰然自若)하게 웃으면서 진영공 앞에 이르러 말문을 열었다.
'저는 장기 쪽 열 두개를 포개 놓고 그 위에 또 계란 아홉 개를 쌓아 올릴 수 있습니다.'
이에 크게 흥미를 느낀 진영공은 어서 그렇게 해 보라고 하였다.
순식은 정신을 가다듬고 조심스럽게 장기쪽 열 두 개를 포개 놓은 다음 게란을 하나씩 쌓아 올리기 시작했다. 곁에서 보는 사람들은 저마다 마음이 조마조마해서 견딜 수 없었고, 진영공도 조마조마해서 그만 저도 모르게 소리쳤다.
"위태롭소! 너무 위태롭소!"
그러나 순식은 침착한 어조로 대답했다.
"이것은 아무것도 아닙니다. 이보다 더 위태로운 것도 있습니다."
그러자 진영공이 물었다.
"그렇소? 이보다 더 위태로운 것이란 대체 무엇이오? 이에 순식은 엄숙하면서도 침통하게 대답했다.
'구층단 공사를 벌인 지 3년이 지났는데도 아직까지 준공도 하지 못했으니 남자들은 농사일을 전폐하고 여인들은 길쌈 일을 전폐하게 되었습니다. 하여 이제 머지않아 국고가 탕진될 것은 물론이고 이웃 나라는 이 틈을 타서 우리를 침공하려 들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나라는 기어이 멸망할 것이니 그때 가서 대왕께서는 무슨 방도가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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