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날고 잠기는 표현을 같은 작품에 둔다"는 말로, 한시를 지을 때 쓰는 수사법이 하나인 대구법( 對句法 )을 가리킨다.
< 출 전 > 박인량. 사송과사주구산사 (使宋過泗州龜山寺)
한시를 지을 때에는 한 연(聯) 안의 두 구(句)가 자수가 같고, 문법 구성이 같으며, 서로 대응하는 말로 대구를 이루어야 한다. 한 작품 안에서 '위로 나는 표현법'과 '아래로 잠기는 표현법'이 서로 대응하여 균형을 이루도록 해야 하는데, 이를 일러 "비잠동치"라고 한다.
우리 한시 작품을 통해 살펴보기로 하자. 다음 작품은 고려 초기의 문신인 박인량(朴寅亮)의 <사송과사주구산사>가 주로 인용된다.
험한 바위와 괴이한 돌이 쌓여서 산을 이루었는데
산 위에는 절이 있고 물이 사방으로 둘렸도다.
탑 그림자는 강에 떨어져 물결 아래에서 출렁거리고
풍경 소리는 달을 치며 구름 사이로 떨어진다.
문 앞에 나그네의 삿대질에 파도는 거침없는데
대나무 아래 스님은 대낮에 바둑 두며 한가롭다.
한 번 황화를 받들었다가 떠나니 헤어지기 섭섭하지만
다시 시구를 남기고 다시 오리라 다짐하노라.
巉巖怪石疊成山 ( 참암괴석첩성산 )
山有蓮坊水四還 ( 산유연방수사환 )
塔影倒江翻浪底 ( 탑영도강번랑저 )
磬聲搖月落雲間 ( 경성요월낙운간 )
門前客棹洪疾疾 ( 문전객도홍파병 )
竹下僧棋白日閒 ( 죽하승기백일한 )
一奉皇華堪惜別 ( 일봉황하감석별 )
更留詩句約重攀 ( 갱유시구약중반 )
이 시의 제1연에서는 '산'과'물'이 대구를 이르고, 제2연에서는 '탑 그림자'와 '풍경소리'가 대구를 이루며' 제3연에서는 '빠른 물살'과 '한가로운 대낮'이 대구를 이루고, 제4연에서는 '이별'과 다시 오르기'가 대구를 이룬다.
특히 제1연과 제2연의 경우에는 ' 산 위의 풍경'과 '산 아래 강물의 풍경;'을 그려 '위로 나는 표현법'과 '아래로 잠기는 표현법'을 대비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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