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匡) 지방 사람들이 나를 어찌할 수 있겠는가?"라는 말로, 운명에 대한 자신감이나 맡은 사명에 대한 떳떳한 신념을 표현할 때 쓰이는 말이다.
< 출 전 > 논어(論語) 자한편(子罕篇)
논어 자한편에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공자가 광이라는 지방을 지나가다가 봉변을 당한 적이 있었다. 전에 광 지방 사람들은 양호(陽虎)라는 관리로부터 가혹한 통치를 받은 적이 있는데, 우연찮게 공자가 그와 외모가 비슷했기 때문이었다. 원수를 자기 손으로 때려잡겠다며 광 지방 사람들은 공자를 찿아다녔다.
일이 이쯤 되자 공자의 제자들도 덜컥 겁이 났다. 힘으로 맞서 이길 수 있는 상대가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공자는 조용히 자세를 가다듬으며 제자들을 향해 말했다.
"걱정들 하지 마라. 문왕께서는 이미 세상을 떠나셨으니 문화의 핵심은 모두 나에게 있는 셈이다. 하늘이 이 문화를 장차 없애고자 했다면 미래에 죽을 사람들이 이 문화를 얻지 못하게 될 것이다. 하늘이 장차 이 문화를 없애지 않을 것이라면 저 광 사람들이 나를 어찌할 수 있겠느냐 ( 子畏於匡 曰 文王旣沒 文不在玆乎 天之將喪斯文也 後死者 不得與於斯文也 天之未喪斯文也 匡人其如予何)"
이렇게 공자는 지신에게 주어진 역사적 임무에 대해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살았다. 그가 "책임은 막중한 데 갈 길은 멀기만 하구나 (任重以道遠)"라며 탄식 아닌 탄식을 했던 심정도 이해할 수 있을 듯하다.
송(宋) 나라의 환퇴로부터 생명의 위협을 느낄 때에도 "하늘이 내게 덕을 낳게 하셨거늘 환퇴가 나를 어떻게 하겠느냐?"라며 끝까지 진리에 대한 믿음을 버리지 않았던 공자의 끗끗한 자세가 새삼 이 시대에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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