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서리를 더듬으면 양쪽 면을 다 만질 수 있다."라는 뜻으로, 이도 저도 아닌 엉거주춤한 상태나 모호한 태도를 비유하는 말이다.
< 출 전 > 구당서(舊唐書) 소미도전(蘇味道傳)
당나라 초기에 소미도(蘇味道)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아홉 살 때부터 시를 짓고 부(賦)를 짓기 시작했으며, 20세에 진사 시험에 급제하여 이부시랑까지 올랐고, 중국의 유일한 여황제 측천무후 때는 재상까지 지냈다. 그는 학문이 깊고 문장력이 뛰어나 승진이 매우 빨랐다.
그런데 뜻밖의 소송에 휨 말려 감옥에 들어가게 되었고, 출옥한 후에는 집주(集州) 자사가 되었다. 몇 년 후, 조정에서는 그를 다시 불러 천관시랑(天官侍郞)에 임명했다. 하지만 소미도는 탄핵을 받아 다시 방주(坊州) 자사로 좌천되었다.
이런 일들을 겪으며 소미도는 위축되어 매사에 자신감을 상실하고 말았다. 그는 어떤 일을 결정해야 할 때 책상 모서리를 만지작 거리며 한나절이 지나도 결정을 내리지 못할 때가 많았다.
' 언젠가 소미도는 어떤 사람에게 이렇게 말했다. "일을 너무 분명하게 결정해서는 안 된다네. 만약 잘못되면 필시 다른 사람들의 비난을 받게 되지. 하지만 모서리를 만지작 거리면 양쪽 면을 다 만질 수가 있거든." 당시 사람들은 이로 인해 그를 '소모릉(蘇摸稜)이라 불렸다. ( 嘗謂人曰. 處事不欲決斷明白. 若有錯誤. 必貽咎譴. 但模稜以持兩端可矣. 時人由是號爲蘇模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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