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피지부 - 毛皮之附 ]

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 모피지부 - 毛皮之附 ]

고사성어

by 우암 2022. 12. 20. 06:01

본문

( 털 모 / 가죽 피 / 갈 지 / 붙을 부 )

" 가죽이 없는데 어찌 털을 붙일 수 있겠는가"라는 뜻으로, 중요한 일은 처리하지 않으면서 단편적인 것만 해결하려고 한다는 말이다.

< 출 전 >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 희공(僖公) 14년

 춘추시대 진(晉) 나라 공자 이오(夷吾)는 다른 나라에서 오랜 유량 생활을 한 뒤 돌아와 진(秦) 나라의 도움을 받아서 왕위를 차지할 경우 다섯 개의 성(城)을 진(秦) 나라에 주겠다고 약속하고 혜공(惠公)으로 왕위에 올랐다.

 

 성을 주겠다는 약속을 어긴 혜공은 진(晉) 나라에 기근(饑饉)이 들자 쌀을 사러 진(秦) 나라로 사신을 보냈는데, 진(秦) 나라 왕은 진(晉) 나라 백성들의 굶주림을 면해 주었다.

 

 이듬해 반대로 진(秦) 나라에 기근이 들자, 진나라가 진(晉) 나라에 곡식을 부탁했다. 진(晉) 나라 임금이 신하들과 상의하니, 괵석은 진(秦) 나라에 기근이 들었으니 이때 공격한다면 크게 승리를 거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진(秦) 나라의 원조 요구를 거절했다.

 

 그러자 진(秦) 나라의 사신 경정(慶鄭)이 이렇게 말했다.

 " 은혜를 배반함은 친선관계를 버리는 것입니다. 남의 재앙을 다행스럽게 여기는 것은 어질지 못하는 것입니다. 남의 사랑을 탐하는 것은 미움을 받는 원인이고, 이웃을 노하게 함은 의롭지 못한 것입니다. 이 네 가지 덕을 모두 잃고서 어찌 나라를 지킬 수 있겠습니까?"

 

 이에 진(晉)의 신하 괵석은, "예전에 다섯 곳의 성을 준다는 약속도 지키지 않고 진(秦) 나라에 식량을 빌려준다면, 가죽이 없는데 장차 털이 어찌 붙겠습니까 ( 皮之不存  毛將焉附 )" 하고 식량을 빌려주어도 진(秦) 나라는 만족하지 못할 것이라고 하였다.

 

 "피지부존(皮之不存)"은 "본래부터 없다"는 뜻으로, 근본이 없는데 아무리 지엽적인 노력을 기울여도 별 효과가 없음을 못 박아 말하고 있다. 경정이 다시 말했다.

 

 " 신의를 버리고 이웃을 배반한다면 재앙이 있을 때 누가 이를 돕겠습니까?  신의가 없으면 근심이 생기게 마련이고, 후원을 잃으면 반드시 쓰러집니다. 진나라에 곡식을 주는 일이 바로 그와 같은 것입니다.

 

 이에 괵석은 이렇게 말하며 거절의 뜻을 분명히 하였다.

 " 곡식을 준다고 해서 진나라의 원한이 줄어들 리 없고, 도리어 적의 힘을 길러주는 것뿐이니 주지 않는 것이 좋겠습니다."

 

 이에 경정이 재차 도움을 청해 이렇게 말했다.

 "은혜를 배반하고 남의 재앙을 다행스럽게 여기는 것은 백성에게 버림을 받는 길입니다. 가까운 내 백성마저도 미워하거늘 하물며 원한을 품은 그 적이야 어떠하겠습니까?"

 

 그러나 진(晉) 나라 조정에서는 끝내 경정의 말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여기서 "피지부존 모장안부"라는 말이 나왔으며, 이 말은 인간관계를 비롯하여 국가 대 국가 간의 관계 맺음에서 평소 친분을 쌓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일깨워 준다.

 

 진(晉) 나라는 곡식을 보내지 않고 병사를 일으켜 진(秦)나라를 공격했다.  진(晉)나라는 대패했고, 혜공은 포로로 잡혔다.  결국 은공을 침략으로 갚으려다 임금마저 사로잡히는 꼴이 되고 만 것이다.

 

 

 

 

 

 

 

반응형

'고사성어'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목계양도 - 木鷄養到 ]  (0) 2022.12.22
[ 목경지환 - 木梗之患 ]  (0) 2022.12.21
[ 모인 - 慕藺 ]  (1) 2022.12.19
[ 모우미성 - 毛羽未成 ]  (0) 2022.12.18
[ 모우남릉수사종 - 暮雨南陵水寺鐘 ]  (0) 2022.12.17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