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수진 - 拂鬚塵 ]

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 불수진 - 拂鬚塵 ]

고사성어

by 우암 2023. 7. 8. 06:04

본문

" 수염의 먼지를 털어 준다"는 뜻으로, 윗사람의 환심을 사려고 아첨하거나, 윗사람에 대한 비굴한 태도를 가리켜서 말할 때 쓰이는 말이다.

< 출 전 > 송사(宋史). 구준전(究準傳)

<송사> 구준전에 있는 이야기이다.

  송나라진종(眞宗) 때 재상이었던 구준(寇準)은 정의파로 이름이 알려진 사람이다.

  구준은 열아홉에 진사에 급제해서 비교적 이른 나이에 출세를 하게 되었는데, 어느 해 심한 가뭄이 있어 태종(太宗)이 그 대책을 여러 신하들에게 물은 적이 있다.

 

  이때 신하들은 모두 임금이 듣기 좋은 소리만을 했다. 그러나 구준은  "폐하께서 형벌을 내리시는 것이 공평하지 못하기 때문에 하늘이 이를 깨우쳐 주려고 재난을 내린 것입니다."하고 대답했다.

  태종은 노여운 얼굴로 안으로 들어가 버렸으나 조금 뒤 그를 불러 구체적인 이유를 물었다. 그러자 그는 이렇게 말했다.

 

  " 조길(祖吉)과 왕회(王淮)는 다 같이 법을 어기고 뇌물을 받은 죄를 범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약간의 뇌물을 받은 조길은 사형에 처하고, 거액의 뇌물을 받은 왕회는 견책조차도 받지 않고 무사했습니다."

  왕회는 부총리 격인 참정(參政) 왕면(王沔)의 아우였던 것이다. 태종은 즉시 왕면을 불러 사실을 알아본 결과 그것이 사실이었으므로 즉시 왕면 형제를 파면시켰다.

 

  그 뒤로 태종은 구준을 중하게 여기고 그를 요직에 두게 되었다. 당시 사람들은 이렇게 말했다.

 " 구준이 황제를 배알 할 때마다 백관들이 떤다."

 

  그가 요직에 오르자 많은 인재를 기용했는데, 그중에는 문제의 인물인 정위(丁謂)도 있었다.  구준은 재상에서 한때 쫓겨났다가 다시 재상이 되자 정위를 참정으로 기용했다. 정위는 구준이 너무도 고마운지라 있는 정성을 다해 구준을 받들었다.

  어느 날, 중서성(中書省)에서 회식이 있었을 때, 구준의 수염에 국찌꺼기가 붙어 있었다.

  구준의 일거일동에 주의를 보내고 있던 정위는 그것을 보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구준의 옆으로 다가가서 그 묻은 것을 털어 주었다.

 

  구준은 그 같은 태도가 약간 못마땅했다.

  " 참정이라면 일국의 중신인데 그런 사람이 상관의 수염을 털어줄(拂鬚塵) 것까지야 없지 않은가 "

 구준은 그의 아부하는 태도를 냉정하게 일깨워 주었다.

 

  정성을 다한다고 한 일이 아부로 지적받게 되자 정위는 얼굴이 붉어질 수밖에 없었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 정위는 그 뒤로 구준을 밀어낼 궁리만을 했다.  그러다가 진종 임금이 병이 위독한 틈을 타서 왕후에게 구준을 모함해서 그를 재상의 자리에서 쫓아내고 자기가 그 자리에 올랐다.

 

  아부라는 것도 삼가야 할 일이지만 남에게 ㅂ면박을 주는 일도 더욱 삼가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

 

 

 

 

반응형

'고사성어'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불식태산 - 不識太山 ]  (0) 2023.07.10
[ 불식지무 - 不識之無 ]  (0) 2023.07.09
[ 불비불명 - 不飛不鳴 ]  (0) 2023.07.07
[ 불변숙맥 - 不辨菽麥 ]  (0) 2023.07.06
[ 불문마 - 不問馬 ]  (0) 2023.07.05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