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방지목 - 誹謗之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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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방지목 - 誹謗之木 ]

고사성어

by 우암 2023. 8. 1.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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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헐뜯을 비 / 헐뜯을 방 / 갈 지 / 나무 목 )

백성이 왕에게 고통을 호소하고 소원을 고하는 나무. 훌륭한 정치의 표본이 되는 물건이나 사건을 비유하는 말이다.

< 출 전 > 회남자 (淮南子)

 

 요(堯)와 순(舜) 두 임금은 고대 중국인의 소박한 이념 속에서 태어난 이상적인 성천자(聖天子)다.  물론 그것은 몇 천 년이나 거슬러 올라간 전설시대의 인물이므로, 그 역사적 실재성을 의심하기로 하면 한이 없다.

요순 말살론은 이미 역사학의 상식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전이나 고서를 통해서 요순의 존재는 중국인의 가슴속에서 오히려 뚜렷하게 이어오고 있다. 이것 역시 그러한 요순의 이상정치의 일단을 말하는 전설의 하나다.

 

  < 회남자 >에 있는 이야기이다. 

  제요 도당씨( 帝堯陶唐氏 )는 성이 이기(伊祁), 이름은 방훈(放勛), 제곡의 아들로 그 인(仁)은 하늘(天)과 같고, 그 지(知)도 신(神)과 같고, 자비심이 지극한 총명한 천자로서, 하늘을 공경하고 사람을 사랑하는 이상정치를 펴서 천하 사람들로부터 추모받고 있었다.

 

  그의 거처는 갈대 지붕이고 세 층의 흙계단이 딸린 조촐한 집으로, 부유해도 남에게 뽐내지 않고 귀(貴) 해도 남을 깔보지 않으며, 오로지 정치가 올바르게 되는 것만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그는 자기의 정사가 자기 혼자만의 생각이면 혹 잘못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궁문 입구에 커다란 북을 매달아 놓고 다리 앞에 네 개의 나무로 엮은 기둥을 세웠다.

 

  북은 "감간지고 (敢諫之鼓)라 이름하여 누구라도 요임금의 정치에 불비한 점을 발견한 자는 그 북을 쳐서 거리낌 없이 자기의 의견을 말하도록 하고, 기둥은 "비방지목"이라 이름하여 누구라도 요의 정치에 불만이 있는 자는 그 기둥에 불평이나 불만을 써 붙여서 자기의 희망을 주장하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감간(敢諫)"은 감히 간한다. 즉 반대 의견의 상신이고, "비방(誹謗)"은 "남을 헐뜯어 책망하는 것" 이다.  요는 이런 것에 의해 한층 정확하게 민의의 소재와 동향을 알고, 자기반성의 자료로도 삼아 민의를 반영한 정치에 힘썼다는 것이리라.

 

  일설에는 "감간의 북"은 요임금이, "비방의 나무"는 순임금의 일이라고 하는 얘기도 있다. 또 다른 일설에는 요가 "진선의 깃발"은  큰 길가에 세워 선언(善言) - 정치에 대한 좋은 의견 - 이 있는 자로 하여금 그 깃발 밑에서 자유롭게 의견을 발표시켰다고 한다.

 

  아무튼 이것은 국민에 의한 민주주의의 단계와는 아주 먼 고대 제왕의 전제정치이기는 하나, 민의에 정치의 근본을 두겠다는 이념을 나타내는 것, 혹은 또 정치에 우리들의 의견도 참작해 달라는 백성들의 의사나 원망을 나타내는 것으로서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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