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살인을 하면서 눈도 깜짝하지 않는다"라는 뜻으로, 극악무도한 성격이나 그런 사람을 비유하는 말이다.
< 출 전 > 오등회원 ( 五燈會元 )
송(宋)나라 태조 때, 대장군 조한(曺翰)이 강남을 토벌하고 나서 군대를 이끌고 여산(廬山)의 원통사(圓通寺)에 들렀다. 이때 원통사의 승려들은 성격이 거칠고 잔인한 장수가 군사들을 이끌고 쳐들어온다는 소식을 듣고는 모두 혼비백산해서 숨어버렸다.
조한이 법당 안으로 들어왔을 때 연덕선사(緣德禪師)는 단좌한 채 조한을 맞이하였다. 조한이 절에 들어서자 연덕선사는 인사는커녕 일어서지도 않고 태연자약하게 앉아 있었다. 잔뜩 화가 난 조한이 윽박지르고 외쳤다.
조한이 화가 나서 "그대는 눈도 깜짝거리지 않고 사람을 죽이는 장수가 있다는 말을 들어보지 못하였는가 ( 長老不聞殺人不眨眼將軍乎 )"라고 소리쳤다. 그러나 연덕선사는 "그대가 생사를 두려워하지 않는 화상이 있다는 것을 어찌 알겠는가 ( 汝安知有不懼生死和常耶 )"라고 말했다.
조한이 범상치 않은 선사의 태도에 공경하는 기색을 비치며 승려들이 모두 어디로 갔느냐고 묻자, 연덕선사는 북을 두드리면 돌아올 것이라고 대답하였다.
북을 두드렸는데도 아무도 나타나지 않자 그 까닭을 물으니, 연덕선사는 " 북소리에 살기가 서려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그리고는 연덕선사가 북을 두드리니 승려들이 곧 모여들었다. 조한이 감복하여 절을 하며 전쟁에서 이기는 방책을 가르쳐 달라고 하자, 연덕선사는 '모른다'라고 대답했다.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