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식변폭 - 修飾邊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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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식변폭 - 修飾邊幅 ]

고사성어

by 우암 2024. 1. 11.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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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닦을 수 / 꾸밀 식 / 가 변 / 폭 폭 )

" 베의 가장자리를 꾸미다 "라는 뜻으로, 속이 빈 사람이 겉만 화려하게 꾸민다는 말이다.

< 출 전 > 후한서. 마원전(馬援傳) 

    건무 4년 10월, 마원(馬援)은 서주상장군(西州上將軍)  외효의 사신으로서 촉(蜀)의 수도 성도로 갔다.  이 무렵, 신(新)의 왕망(王莽) 말년부터 시작된 동란은 점차 큰 세력에 흡수되고 있었다. 각지에서 일어난 농민의 대폭동이나 호족(豪族)들의 군대가 혹은 합체되고 혹은 망해서 흩어진 가닥들이 지금 커다란 동아줄로 꼬아지고 있었다.

    그리하여 중첩한 산악 너머 중원(中原)과 멀리 떨어진 촉에서는 공손술(公孫述)이 황제를 칭하고 있었다.  그는 처음 촉도(蜀都)의 일개 병사였었으나, 유현군(劉玄軍)의 횡포를 분개하는 사람들과 함께 군사를 일으켜 이를 격파하고 파촉(巴蜀)  지방을 통일했다.

 

파촉은 상공업이 성하고 운남, 관동과의 무역도 있어 부(富)는 천하제일이라는 곳이다.  공손술은 여기에 웅거 하여 점차 세력을 더해가는 낙양의 유수(劉秀)와 농서에 웅거 하는 외효가 병립하고 있었다.

    그리하여 외효는 유수, 공손술 중 누구와 연합을 해야 할 것인지를 탐색하기 위해 마원을 보낸 것이다.

 

    마원은 원래 공손술과는 동향이고 게다가 오랜 친구 사이였다.  그로서는 공손술이 기꺼이 맞이해서 손을 마주 잡고 이야기할 것을 기대하고 있었다.  그런데 실상은 전혀 달랐다.  공손술은 황제라 칭한 후 이미 4년이 지나 있었다.

    면회를 신청받은 공손술은 곧 만나주지 않았다. 먼저 좌석을 화려하게 꾸미게 하고 백관을 좌우에 벌려 세우고 나서 마원을 안내시켰다.  한참 만에 공손술은 어가를 타고 난기(鸞旗)를 휘날리면서 화려한 군사(軍士)의 호위 아래 등장했다.

 

    공손술은 층계 앞에서 어가를 내리자 점잖게 높은 좌석에 않았다.

그리고 말했다.

 

    " 자네가 내 부하가 된다면 후(侯)로 봉해 대장군의 자리를 주겠네 "

    마원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하여 자기를 붙잡고 만류하려는 사람들에게 내뱉듯 말했다.

 

    " 지금 천하의 자웅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만약 천하를 취하려거든 선비를 두텁게 대우해야 한다.  먹던 밥도 토해내고 감던 머리카락을 걷어 올리지는 못할 망정 소용도 없는 옷깃이나 꾸민다면 ( 修飾邊幅 ) 이래서야 어찌 천하의 현사들을 머물게 할 수 있겠는가?"

    변폭이란 포백(布帛)의 가장자리다. 별것도 아닌 포(布)의 가장자리를 꾸민다는 말로 공손술의 외식(外飾)과 내용이 일치하지 않는 것을 꾸짖었던 것이다. 여기서 불필요한 허식을 이 말로 나타낸다.

 

    마원은 그 후 유수를 만나고 그 태도에 감탄, 그에게 시신(侍臣)했다.  그리고 그 후 9년 공손술은 유수가 보낸 대군의 공격을 받아 성도에서 멸망한다.

 

    때에 관계없이 인재를 쓰는 데는 유수 편이 낫다.  그러나 일개 병사에서 황제가 된 공손술이 위의를 갖추어 거드름을 피운 것도 어딘가 손가락질만 할 일은 아니라는 느낌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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