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식언이비 -食言而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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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언이비 -食言而肥 ]

고사성어

by 우암 2024. 2. 20.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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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먹을 식 / 말씀 언 / 어조사 이 / 살찔 비 )

"말(言)을 먹어(食) 살이 찌다"라는 뜻으로, 신의를 지키지 않고 말을 번복하거나 약속을 지키지 않고 거짓말을 일삼는 것을 비유하는 말이다.

< 출 전 > 서경(書經)  탕서(湯誓)

말이란 일단 입 밖에 나오면 도로 담아 넣을 수 없다.  그것은 곧 실천에 옮겨야만 되는 것이다.

  실천한다는 천(踐)은 밟는다는 뜻이다. 또 실행한다는 행(行)은 걸어간다는 뜻이다. 자기가 한 말을 그대로 밟고 걸어가는 것이 실천이요, 실행이다. 그런데 밟고 걸어가야 할 말을 다시 먹어 버렸으니, 자연 밟고 걸어가는 실천과 실행은 있을 수 없게 된다.

 

  아무튼 간에 이 식언이란 말이 나오는 가장 오래된 기록은 <서경> 탕서이다. "탕서"는 은(殷) 나라 탕임금이 하(夏) 나라 걸왕(桀王)을 치기 위해 군사를 일으켰을 때 모든 사람들에게 맹세한 말이다. 그 끝 부분에서 신상필벌의 군규(軍規)를 강조하고,

   " 너희들은 내 말을 믿으라. 나는 말을 먹지 않는다 ( 爾無不言 朕不食言 )  - - - -  "라고 말하고 있다.  

   이 식언이란 말은 <춘추좌씨전>에도 몇 군데 나온다.  이 중에서 재미있는 것은, 애공(哀公)  25년(BC 470)에 보면 다음과 같은 기록이 있다.

 

    노나라 애공이 월(越) 나라에서 돌아왔을 때, 계강자(季康子)와 맹무백(孟武伯) 두 세도 대신이 오오(五悟)란 곳까지 마중을 나와 거기서 축하연을 베풀게 된다.

    이에 앞서 애공의 어자(御者)인 곽중(郭重)은 두 대신이 임금의 험담을 하고 있다는 것을 일러바친다.  술자리에서 맹무백이 곽중을 놀리며, " 꽤나 몸이 뜽뚱하군 " 하자  애공은 맹무백의 말을 받아, ' 이 사람은 말을 많이 먹으니까 살이 찔 수밖에 없지"하고 농담을 던졌다.  실은 두 대신을 꼬집어하는 말이다.

 

    결국 이것이 계기가 되어 술자리는 흥이 완전히 깨어지고, 두 대신은 임금을 속으로 더욱 못마땅하게 여기게 되었다는 것이다. 

    아무튼 살이 많이 찐 사람을 보고 "식언"을 많이 해서 그렇다고 표현한 것은 재미있는 농담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그리고 절대 약속을 지키는 것을 가리켜 "결불식언(決不食言)"이라고 한다.

    또 어리석을 정도로 요령 없이 약속에 충실한 것을 말할 때 "미생지신"이라고도 한다. 

그리고 요즘 세상에도 뚱뚱한 사람들이 식언을 잘하는 경향이 있다. 어쩌면 그들은 "식언"을 배짱이 두둑한 때문이라고 자부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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