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식지가 움직이다'라는 뜻으로, 음식이나 사물에 대한 욕심을 갖거나 야심을 품는 것을 비유하는 말이다.
< 출 전 > 춘추좌씨전. 선공 4년
식지(食指)는 둘째 손가락을 말한다. 음식을 그 손가락으로 집어 먹는다고 해서 먹는 손가락이란 이름이 붙게 된 것이다.
" 식지동"이란 식지가 동(動)한다는 말로써, 먹을 생각이 간절해서 손가락이 절로 음식이 있는 쪽으로 움직이게 된다는 뜻으로 풀이해도 무방하다.
< 춘추좌씨전 >에 있는 이야기이다.
선공(宣公) 4년(BC 605)에 초나라 사람이 정영공(鄭靈公)에게 큰 자라를 바쳤다. 영공은 그 자라로 죽을 끓여 조신들에게 나누어 줄 생각이었다. 그날 아침, 공자 송(宋)이 공자 자가(子家)와 조회에 들어가려는데 공자 송의 둘째 손가락이 갑자기 움직이기 시작했다. 공자 송은 그것을 자가에게 보이며,
" 오늘은 반드시 뭔가 별미를 먹게 될 거야. 전에도 이 둘째 손가락이 공연히 움직이게 되면 그날은 반드시 별미를 먹게 되었거든 "하는 것이었다.
조회에 들어간 두 사람은 한쪽 모퉁이에 요리사가 죽을 끓이고 있는 것을 보자 서로 마주 보며 웃었다. 손가락이 움직이던 생각이 났기 때문이다. 못난 임금은 그들에게 웃는 까닭을 캐물었다. 까닭을 듣고 나자 영공은,
" 아무리 손가락이 움직여도 과인이 주지 않으면 먹지 못할 것 아닌가 " 하고 장난기 어린 말을 던졌다.
영공은 요리사에게 가만히 타일러 죽 한 그릇이 모자라도록 만들었다. 그런 다음 공자 송에게 맨 나중에 돌리게 하고 결국 한 그릇이 모자라 차지를 못하고 말았다. 영공은 조신들을 바라보며,
" 공자 송의 손가락이 맞지 않는 군 그래 "하고 놀리는 투로 말을 보냈다.
평소부터 임금을 대단치 않게 보아온 공자 송은 많은 사람 앞에서 모욕을 당하게 되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국솥으로 달려가서 솥가에 붙은 고기를 건져 먹고 나서,
" 이렇게 먹었는데 왜 맞지 않는단 말입니까?"하고 밖으로 휑하니 나가 버렸다.
그의 방자한 태도에 격한 영공은 말은 하지 않아도 공자 송을 죽일 기색을 내비쳤다. 임금의 그 같은 속마음을 짐작한 공자 송은 자기가 먼저 선수를 쳐서 임금을 갈아치울 결심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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