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시대 조(趙)나라의 명장 염파(廉頗)에게는 식객(食客)이 많았다. 싸움에 나갔다 하면 이기고 돌아오곤 하여 왕으로부터 하사 받은 땅과 재물이 넉넉하여 곧잘 식객들에게 술자리를 베풀고 어울려 놀았다.
왕의 절대적인 신임을 받던 그가 진(秦)나라와의 일전(一戰) 때 왕의 오해를 사게 되어 벼슬에서 쫓겨났다.. 그러자 그의 식객들의 염파를 떠나 버렸다.
얼마 후 조나라는 염파를 위문(尉文)에 봉하고 신평군(新平君) 호를 내리고 임시 재상에 임명했다. 앞서 염파가 장평에서 소환되어 세력을 잃었을 때 그전부터 있던 식객들은 다 가 버렸는데, 이제 임용되어 다시 장군이 되자 식객들은 또다시 모여들었다. 그리고 전처럼 염파에게 아첨을 하며 구차스러운 짓을 하는 것이었다. (阿諛苟容).
염파는 역겨운 생각이 들어 식객들을 쫓아 내려했다. 이때 식객 가운데 한 사람이 빙그레 웃으며 말하였다.
" 그렇게 화내실 일이 아닙니다. 무릇 사람들은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곳에 붙게 되어 있습니다. 군주에게 권세가 있을 때는 군주를 따르고, 권세가 떨어지면 군주를 떠나는 것이 당연한 이치가 아니겠습니까? 떠났다 하여 원망할 것이 무엇이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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