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자력 - 量自力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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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자력 - 量自力 ]

고사성어

by 우암 2024. 5. 30.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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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아릴 양 / 스스로 자 / 힘 력 )

자신의 능력을 똑바로 알고 거기에 맞게 행동한다.

< 출 전 > 사기. 맹상군열전

   전국시대 제(齊) 나라의 맹상군 전문(田文)은 지금의 산동성(山東省) 일부인 설 지방을 나라에서 하사 받아 보유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남쪽 초(楚) 나라군의 침공을 받게 되었다. 설은 비록 한 제후의 영지이긴 해도 인구의 번창함이나 물산의 풍부함에서 웬만한 작은 나리에 손색의 없을 정도였으므로 초나라가 욕심을 낸 것이다.

   다급해진 맹상군은 휘하에 거느리고 있는 병력을 총동원하여 초나라군에 맞설 준비를 서두르는 한편, 제나라 조정에 사자를 급파하여 구원을 요청했다. 그런 긴박한 상황에서 뜻밖의 보고가 들어왔다.  대부(大夫) 순우곤이 지금 성 밖에 도착해 있다는 것이다.  순우곤은 익살과 다변(多辯)에 뛰어난 제나라 학자이다.

 

   귀가 번쩍 뜨인 맹상군은 몸소 한달음에 달려 나가 순우곤의 손을 잡으며 반겨 맞았다.

   "대부께서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누추한 곳까지 찾아 주시니 이보다 기쁜 일이 어디 있겠소."

 

   " 천하의 명을 받들어 초나라에 사신으로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공을 뵙고자 잠시 들렀습니다. 어려움을 당하신 터라 정황이 없으실 텐데 폐가 되지나 않을는지요?"

   " 무슨 섭섭한 말씀을 좌우지간 어서 들어 가십시다."

 

   맹상군은 순우곤을 데리고 들어와 융숭하게 대접했다. 그리고는 슬픈 얼굴로 간곡하게 말했다.

   ' 별안간 초나라군의 침공을 받게 되니 어찌해야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자체 군사를 동원 하여 막으려 하고 있으나, 아무래도 중과부적이라 오래 지탱할 수 없을 것입니다. 부디 명공께서 발 벗고 나서서 어려움을 덜어 주시지 않는다면, 소생이 다시금 공의 얼굴을 뵐 수 있는 기회는 없을 것입니다. 부디 소생을 살려 주십시오'

 

   '잘 알겠습니다.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궁에 도착하는 대로 전하께 여쭈어 구원군을 파견하도록 손을 쓰겠습니다. 사정이 급하니 한시바삐 떠나야겠습니다.'

   순우곤은 그렇게 말하고 서둘러 출발했다.

   이윽고  수도 임치에 도착한 순우곤은 선왕(宣王)에게 귀국 보고를 했다.  초나라 임금과 대신들을 만나 양국 간의 외교적 관심사를 이러저러하게 논의하고 여차여차하게 결정했다고 설명하자, 선왕이 물었다.

   ' 그런데 지금 초나라 군이 설을 침공한 것은 어떻게 된 것이오?'

 

   ' 신이 그렇게 설명했어도 초나라 사람들은 우리 실정을 아직 잘 모르고 있습니다. 그들은 다만 설이 맹상군의 영지이므로 그 곳을 점령해도 우리 조정이 수수방관할 것으로 오판한 것 같습니다.'

   ' 맹상군 역시 "자신의 역량을 똑바로 알고(量自力)" 있는 것 같지 않았습니다. 전하께 구원군을 청했다고 들었습니다만, 스스로의 힘으로 초나라 군을 막아 낼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더군요. 그러나 신이 보기에 그것은 한낱 만용에 지나지 않다고 판단됩니다. 설에는 역대 임금의 종묘(宗廟)가 있는데, 만약 초나라 군이 그 곳을 점령해 버리면 종묘는 보존되기 어려울 것입니다.'

 

   그 때까지만 해도 지원군 파견에 소극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던 선왕은 그 말을 듣자 벌떡 일어나며 외쳤다.

   ' 그렇소! 그곳에 종묘가 있다는 사실을 내가 깜짝 잊고 있었구려!'

 

   그리고는 즉각 전군 동원령을 내렸다.  제나라 군이 설을 구원하기 위해 달려온다는 정보를 입수한 초나라 군은 서둘러 철수하고 말았다. 순우곤의 재치 덕분에 맹상군과 설은 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다.

   순우곤은 성이 순우(淳于) 이름 곤.  익살과 다변(多辨)으로 유명했다. 천한 신분으로, 몸도 작고 학문도 잡학(雜學)에 지나지 않았으나 기지가 넘치는 변설로 제후를 섬겨 사명을 다하고, 군주를 풍간(諷諫) 하기도 했다. 초나라가 제나라로 쳐들어 왔을 때 조(趙) 나라의 병사를 이끌고 이를 구했다고 한다.

 

   그의 변론은 <전국책>과 <사기> 골계열전에 기록되어 있으며, <맹자> 이루장구편상에도 맹자와의 논전이 수록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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