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언무미 면목가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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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언무미 면목가증 ]

고사성어

by 우암 2024. 6. 12.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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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씀 어 / 말씀 언 없을 무 / 맛 미 / 얼굴 면 / 눈 목 / 가할 가 / 미워할 증 )

" 하는 말이 무미건조하고 생김새도 가증스럽다"라는 뜻으로, 말이 단조롭고 내용이 없으며 생김새도 밉살스러운 것을 비유하는 말이다.

< 출 전 > 송궁문.  황정견문집

 

   중국에서는 당(唐) 나라 이전부터 정월 그믐날에 궁귀( 窮鬼:가난을 가져오는 귀신)를 쫓는 풍속이 있었다.  당송팔대가의 한 사람인 한유(韓愈)는 궁귀를 의인화한 <송궁문>을 지었는데, 여기에 '어언무미 면목가중'이 나온다.

 

   '주인이 대답했다. "그대는 내가 정말로 알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오?  그대의 벗과 무리들은 여섯 명도 아니고 네 명도 아니며, 열에서 다섯을 뺀 숫자이고 일곱 중에서 둘을 덜어낸 숫자요. 제각기 주장하는 일이 있고, 사사로이 이름을 내세우며, 남의 손을 비틀어 뜨거운 국을 엎고, 노래를 하며 남의 꺼리는 일을 들추어내었소.  모든 내 얼굴을 가증스럽게 하고, 하는 말을 무미건조하게 하는 것이 모두 그대들의 뜻이었소.(  - - -  凡所曰使吾面目可憎. 語言無味者. 皆子之誌也 )

 

그 첫째 이름은 지궁(智窮)인데, 고답적이면서도 뻣뻣하고 둥근 것은 싫어하고 모난 것을 좋아하며, 간사하고 속이는 것을 부끄러워하는데, 남을 해치고 상하게 하는 짓은 차마 하지 못하오.

그 다음 은 이름을 학궁(學窮)이라 하는데, 법도와 명예에 대하여는 오만하고, 심원하고 미묘한 것을 잡아내며 여러 가지 이론들을 높이 들추어내어 신의 기밀을 파악하지요.

 

또 다음은 문궁(文窮)이라 하는데, 한 가지 능력만을 오로지 추구하지 않고 기괴한 표현을 일삼아 시국에 응용할 수가 없고 오직 스스로 즐길 따름이오.

그 다음은 명궁(命窮)이라 하는데, 그림자와 형체가 달라서 얼굴은 추하나 마음은 곱고, 이로운 일에는 다른 사람들 뒷전에 서고 책임질 일은 남들보다 앞장서지요.

 

또 다음은 교궁(交窮)인데, 살갓을 부비며 남과 가까이 지내고 마음속을 다 토해 내서 보여 주고 발돋움하고 기다리며 남을 대우하고도 나를 원수 자리에 놓이게 하는 것이오. 

무릇 이 다섯 귀신은 나에게 다섯 가지 폐해가 되어 나를 굶주리게 하고 헐벗게 하며, 유언비어를 날조하고 비방을 일으키며 나를 미혹시키지만 사람들은 아무도 이를 간섭하지 못하오.

 

아침에 그 행실을 뉘우치지만 저녁이면  또다시 그러하며, 파리처럼 앵앵거리며 날아다니고 개처럼 구차하여 쫓아 버려도 다시 돌아오지요." 

   그러나 궁귀들은 오히려 안락함을 추구하려는 주인을 깨우쳐 줌으로써 결국 주인은 궁귀들을 상좌에 모시고 살아가기로 한다.  이 <송궁문>은 어려움을 견디며 자신의 신념을 지키고 살아가겠다는 작자의 의지를 해학적으로 묘사한 글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성어는 송(宋) 나라 때의 문인 황정견(黃庭堅)의 글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사대부가 며칠 동안 글을 읽지 않으면 마음에 의리가 교감되지 않아 거울을 보면 얼굴이 가증스럽게 느껴지고, 남에게 하는 말 또한 무미건조해진다.( 士大夫三 日不讀書.  則義理不交於胸中.  對鏡覺面目可憎.  向人亦語言無味,)" < 황정견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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