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경후사 - 先景後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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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경후사 - 先景後事 ]

고사성어

by 우암 2023. 11. 16. 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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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먼저 선 / 경치 경 / 뒤 후 / 일 사 )

 " 먼저 경치를 묘사하고 나중에  일을 묘사한다."라는 뜻으로, 한시(漢詩)의 전형적인 창작 기법을 가리키는 말이다.

< 출 전 > 송원이사안서 (送元二使安西)

   한시를 창작할 때 쓰이는 시상의 전개 방식 중 하나다. 즉 앞부분에서는 먼저 서경(敍景)을 중심으로 자연과 사물을 묘사하는 데 주력하고 뒷부분에서 시인 자신의 감정이나 생각을 표출한다는 말이다. 이것은 시경육의(詩經六義) 중 흥(興)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동양의 문학 전통은 작품의 첫머리부터 작가 자신이 제시하고자 하는 주제를 먼저 내세우는 태도를 달갑게 여기지 않았다. 차츰차츰 독자의 정서와 감각을 자극하여 마침내 주제를 인지하도록 하는 것이 훌륭한 문학이고 문인이 지녀할 태도라고 본 것이다. 이것이 바로 풍자(諷刺)의 정신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대개의 한시는 몇몇 예외를 제외한다면 하나같이 서경적 묘사가 앞서고 뒤이어 작가의 감정이 서술되는 형식을 갖췄던 것이다.

두보의 시 절구(絶句)를 예로 들어보자.

 

  강물 푸르니 새는 더욱 희고  ( 江碧鳥逾白 )

  산 푸르니 꽃은 불타는 듯하구나  ( 山靑花欲然 )

  올봄도 보는 가운데 또 지나가니  ( 今春看又過 )

  어느 해에나 고향에 돌아갈고.  ( 何日是歸年 )

 

    전반부의 2구에서는 시인이 바라본 봄의 경관을 읊고, 후반부의 2구에서는 그러한 경관을 바라보면서 고향에 돌아가고 싶지만 돌아갈 날을 기약할 수 없는 애절한 마음을 토로한 것이다.

 

  이와 같은 시상의 전개방식은 한시에서 시작되어 현대시에 까지 이어지고 있다.

  전형적인 선경후사의 방식이다.  그러나 선경후사는 무작정 서경과 술회가 이어진다고 완결되는 것은 아니다.

 

   서경 부분에 나오는 강이나 산은 즐겨 관념적인 상징이다.  때문에 서경이지만 그 가운데 새와 꽃을 등장시킴으로써 다음에 이어질 술회의 시상을 준비하는 장치로서 기능을 다하는 것이다. 새와 꽃이 매개체가 되어 이 작품은 단조로운 감상을 엮은 작품 이상의 의미와 함축이 담긴 작품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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